[전력산업대전환]②전기차發 전력수요도 폭증…"배전 투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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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대전환]②전기차發 전력수요도 폭증…"배전 투자 확대해야"
편집자주전력산업이 자동차, 반도체 이어 우리 산업의 효자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은 오랫동안 산업 분야에선 '조력자' 역할에만 그쳤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해외에서도 찾는 K산업의 주역이 된 것이다.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4사가 확보한 일감만 33조원어치다.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성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력업계의 관심은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확보하냐에 쏠렸다. 보다 효율적인 송전을 위해 직류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게 핵심과제가 됐다. 전력산업 대전환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과제를 짚었다.

전 세계 전력 수요를 촉발한 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지만 자동차의 전동화 흐름이 수요 증가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승용차시장의 중심축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이동할 경우 충전 인프라 구축 압력 역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전망 확충과 전력 인프라 업그레이드는 필수불가결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전기차 지난해 1700만대 돌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뿐 아니라 충전 체계가 요구하는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간 7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EA는 2024년 전기차 판매량이 17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25%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증가한 전기차 수만 놓고 봐도 2020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을 웃돌았다. 전기차가 신규 승용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었으며 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대체 속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보급 확대와 함께 충전 인프라 구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공공 충전소 누적 설치 용량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고 2024년 한 해 동안 약 130만개의 충전소가 새로 설치됐다. 유럽에서는 누적 공공 충전소가 100만대를 넘어서며 주요국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전기차·충전 인프라 전력 수요 10년 후 7배 증가

IEA는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기존 정책 시나리오(STEPS) 기준 2025년 280TWh에서 2030년 974TWh, 2035년 2110TWh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대비 2035년 증가 폭만 7배를 넘는다. 공표된 정책 시나리오(APS)에서는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2025년 285TWh에서 2030년 1130TWh, 2035년 2540TWh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는 전기차 확산 속도가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 증가 수준을 넘어 구조 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충전 수요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만큼 전력 품질 불안 가능성이 커지고 고속 충전 확산은 순간적 전력 피크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전망 업그레이드 없으면 전력 피크 우려"

전력 업계는 고속 충전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배전망 확충 필요성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본다. 전기차 충전에서 1㎿에 이르는 초급속 충전 기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8월 발표한 '2025년 EV 충전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차량당 1㎿ 이상의 충전은 전력 피크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관리하려면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속 충전 기술이 충전 시간 단축과 인프라 효율 개선을 이끌 수 있지만 지역별 전력 수요 증가, 전력망 복잡성 확대, 추가 설비 투자 부담 등 새로운 과제가 동시에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전력 당국은 변압기 용량 확대 노후 선로 교체 전력 품질 관리 장치 도입 등 배전 인프라 전반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가 단순한 차량 수 증가가 아니라 전력 시스템 전체 구조를 바꾸는 수준의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충전 인프라 배치 계획 도심·교외 전력 재배치 산업 설비 증설 정비 인력 수요 변화 등이 모두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전망 투자의 속도와 규모가 전기차시장 성장 속도에 맞춰가지 못할 경우 전력 품질 저하나 충전 지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기차시장이 확장될수록 전력망 업그레이드 역시 가속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10년은 전기차 산업뿐 아니라 전력 산업에도 구조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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