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35)이 다시 LG 유니폼을 입기로 하면서 이제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베테랑 김현수(사진)의 거취가 됐다. 박해민은 지난 21일 4년 총액 6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총액 25억원, 인센티브 5억원)에 원소속팀 LG 잔류를 택했다. 올해 외야 수비의 핵심이자 주장을 맡으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박해민의 잔류로 LG는 왕조 구축을 위한 핵심자원을 지켰다. 무엇보다 박해민은 4년 전 LG로 이적할 4년 60억원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하면서 두 번의 FA를 통해 125억원의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특히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은 구단이 있었음에도 박해민은 잔류를 택하며 LG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군에서 뛰는 게 목표였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는 FA 계약을 두 번이나 하게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는 박해민의 말처럼 그의 성공은 후배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진다. 신일고를 졸업할 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한양대로 진학했고 대학 졸업반 때도 같은 처지로 결국 2012년 삼성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2014년 뛰어난 수비와 빠른 발을 무기로 1군에 안착해 119경기에 출전하며 존재를 드러낸 박해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뛰었다. 대졸 육성 선수도 두 차례나 FA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박해민(왼쪽)이 지난 21일 LG와 4년 65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뒤 김인석 LG스포츠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자기관리와 성실함까지 갖춰 박해민은 LG에서 뛴 4년(2022∼2025년) 동안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다. 특히 도루 관련 기록 도전도 길이 열렸다. 올해 49도루로 통산 5번째 도루왕에 오른 박해민은 김일권과 KBO리그 최다 기록 타이를 이뤘다. 통산 도루는 460개로 현역 1위이자 역대 최다인 전준호의 549개에도 89개 차로 다가섰다. 박해민의 거취가 결정되면서 이제 김현수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시선이 쏠린다. 김현수를 두고 원소속팀 LG를 비롯해 친정팀 두산, 강백호를 붙잡지 못했고 박해민 영입에도 실패한 KT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제 김현수의 선택만 남았다.
한편 KIA는 23일 좌완 불펜 투수 이준영(33)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총액 6억원, 인센티브 3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