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대 멈춘 급식시장…새로운 먹거리로 탈출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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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대 멈춘 급식시장…새로운 먹거리로 탈출구 모색?

국내 단체급식 기업들이 본업인 급식·식자재 유통을 넘어 건강간편식, 케어푸드, 해외 기내식 등 새로운 영역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수년째 6조원대에서 정체된 단체급식 시장 환경 속에서 기존 B2B 중심 모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급식기업은 올해 3분기 모두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삼성웰스토리는 3분기 매출 8660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2.8% 늘었으며, CJ프레시웨이도 역시 매출 9012억원, 영업이익 336억원으로 8.3%, 19.3%씩 성장했다. 현대그린푸드도 매출 6171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으로 각각 2.6%, 16.1% 증가했다.



문제는 실적 개선에도 시장 전체가 성장 동력이 멈춰있다는 점이다. 단체급식 시장은 기업·학교·병원 등 특정 수요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B2B 산업 특성상 안정적 매출은 확보되지만, 신규 수주처 발굴이 쉽지 않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구내식당 수요가 늘면서 2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으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급식 시장은 2019년 3조3000억원 규모에서 매년 20%씩 성장해 지난해 기준 6조원 수준까지 커졌지만, 최근에는 팽창세가 둔화하며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재택·하이브리드 근무 확산, 신규 산업단지·대규모 오피스 공급 감소 등도 시장의 추가 확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며, 한 번 계약을 체결한 기업·기관이 식당 운영 방침을 바꾸는 일도 많지 않다.


이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업계는 기존 급식 사업만으로는 더 뚜렷한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식·자체 브랜드(PB) 상품·정기구독 서비스·해외 기내식·현지 법인 운영 등으로 사업 카테고리를 넓히는 것 역시 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용으로 공급하던 PB '이츠웰' 제품을 재포장해 온라인 채널에 유통하며 소비자 접점을 크게 넓혔다. 특히 냉동과일 품목은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며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키즈 전용 브랜드 '아이누리'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아이누리 과채주스 2종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그 결과, 회사의 올해 1~3분기 온라인 유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뛰었다.



아워홈은 자사 온라인몰 '아워홈몰'이 빠르게 성장하며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온라인 수요 증가에 대응해 주 7일 운영되는 '오늘도착·내일도착' 배송 시스템도 도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워홈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했으며, 신규 가입자 수는 230% 이상 늘었다. 지난 10월 기준 활성 이용자 수도 전년 대비 88% 증가하며 출범 후 최고치 성장을 기록했다. 아워홈은 온더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실시하고,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인 김치나 국·탕·찌개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사업에서는 북미 기내식 시장 공략이 대표적이다. 아워홈은 2018년 인수한 미국 기내식 기업 '하코'를 기반으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10여 개국 항공사에 한식·양식·할랄식 등 하루 최대 1만5000식 규모의 기내식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멕시코, 중국 등 5개국에서 100여 개 사업장을 운영하며 해외 매출 비중은 12% 수준이다.


현대그린푸드는 고령층·환자 등 특정 고객군을 대상으로 한 케어푸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론칭한 이후 자체 온라인몰 '그리팅몰'에서 400여 종의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650여 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저당·저칼로리·단백질·헬시 에이징 등 건강 목적별로 구성된 식단을 1~2주 단위로 정기배송하는 서비스도 운영하며 소비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체급식업계의 변화가 단순한 신사업 추가가 아니라 초고령사회 전환, 건강식 수요 증가, 온라인 식품 구매 확대 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한 필수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단체급식업계가 기존의 '급식회사'를 넘어 푸드테크·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진화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B2B 시장만 잘 관리해도 연 5~10% 성장세가 유지됐지만 이제는 그 구조가 완전히 사라졌다"며 "각 회사가 PB 개발, 소비자용 간편식, 해외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더 이상 급식만으로는 회사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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