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폐의 전화위복…한미약품, 앱토즈 '헐값 인수'로 북미진출 교두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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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폐의 전화위복…한미약품, 앱토즈 '헐값 인수'로 북미진출 교두보 확보

실패로 끝날 뻔 한 한미약품의 캐나다 바이오텍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앱토즈) 투자가 빛을 볼 전망이다. 앱토즈는 한미약품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지난 4월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를 당했는데, 한미약품이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앱토즈 인수에 성공하자 효율적으로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북미 자회사 'HS 노스 아메리카'가 앱토즈의 잔여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당초 앱토즈 전체 발행 보통주의 19.93%를 소유하고 있었다. 주당 인수 가격은 2.41캐나다달러(약 2518원)다.


한미약품과 앱토즈의 인연은 기술수출 파트너로 시작됐다. 한미약품은 2021년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신약 후보물질 '투스페티닙'을 앱토즈에 기술수출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경기둔화와 고물가 등으로 글로벌 바이오텍 투자 시장이 축소되며 앱토즈의 현금 흐름이 둔화하기 시작했고, 결국 천문학적인 임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


한미약품은 투스페티닙의 임상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초 앱토즈에 700만달러(약 103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 같은 해 말엔 1000만달러(약 147억원)를 추가로 대출했다.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고, 국내 증권가에선 부실기업에 무리하게 투자하고 있단 분석이 나왔다. 한미약품은 인수 계약일 기준으로 지난 18개월 동안 3000만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며 투스페티닙 개발을 단독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앱토즈는 지난해 말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정됐고, 나스닥 청문 패널에 출석해 올해 3월31일까지의 유예 기간을 얻어냈다. 하지만 앱토즈는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 4월 나스닥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끝내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한미약품은 '잔여 지분 전량 인수'란 정공법을 택했다. 앱토즈의 기술력과 투스페티닙의 그간 임상 결과는 긍정적이었단 것이 한미약품의 판단이었다. 연구·개발(R&D) 인프라와 미국 내 네트워크는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고, 상장폐지로 기업 가치가 떨어져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던 것도 주효했다.


특히 앱토즈를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한미약품은 기술수출했던 투스페티닙의 임상을 독자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투스페티닙은 임상 1/2상 연구에서 기존 표준 치료제와 병용 시 유의미한 효능이 있단 것을 입증한 바 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긍정적인 데이터가 축적됨에 따라 투스페티닙의 개발이 중단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인수는 한미약품이 북미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첫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앱토즈는 내년 1월 중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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