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이 급강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식재료 수급난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양상추 수급 불안정에 따라 매년 '양상추 파동'이 반복되는 만큼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이상기후로 양상추 생육이 부진, 햄버거와 샌드위치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롯데리아는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합해 사용하고 있으며, 써브웨이는 수급 상황이 나빠진 일부 점포에서 샐러드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다른 브랜드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양배추 가격은 올해 급등세를 이어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일 기준 양상추(1㎏) 도매가는 4650원으로, 지난달 평균 2662원보다 74.7% 상승했다. 연초 1592원과 비교하면 무려 192% 오른 수준이다.
업계도 난감한 상황이다. 양상추 같은 엽채류는 저장 기간이 짧아 사과·쌀 같은 품목처럼 풍년 때 대량 비축하는 전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브랜드별 품질 기준과 메뉴 구성 비중이 달라, 같은 재료라도 어떤 브랜드는 수급 타격을 크게 받지만 어떤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최근에는 공급량뿐 아니라 품질도 떨어져 "들여온 양상추 중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마다 요구하는 채소 사양이 달라 규격을 맞추지 못하면 무작정 다른 재료로 대체하기 어렵다"며 "식자재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급을 완전히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양상추 수급난이 계절성 이슈가 아니라 '상시 리스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앞서 2021년 늦장마·병해·한파가 겹치며 양상추 가격이 두 배 이상 폭등했고, 2022년에는 폭염·폭우·태풍으로 공급망이 흔들렸다. 2023년 10월에도 폭우로 '양상추 대란'이 벌어졌으며, 지난해 10월 폭염 여파로 양상추와 토마토가 동시에 품귀를 겪는 등 해마다 공급에 이상이 생겼다.
소비자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 외식 브랜드는 소비자가 '연중 동일한 품질'을 기대한다는 점을 전제로 운영되지만 수급난이 발생할 때마다 재료를 빼거나 줄이는 방식의 대응이 반복되면서 브랜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가 상시화되는 만큼 외식업계·농가·정부가 함께 구조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폭염·폭우에 강한 채소 품종 개발은 물론, 온도·광량·수분을 통제할 수 있는 스마트팜·시설재배 확대가 꼭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소 수급 문제는 특정 기업만의 이슈가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기후·작황 예측 시스템 고도화, 농가 재해 지원 및 보험 제도 강화 등 정부 차원의 인프라 구축과 함께 업계 차원의 조달망 다변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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