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계가 중동국가에 현지 생산시설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산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는데 현지생산을 통한 제3국 공동 수출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단순 수출·구매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공동 개발,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을 추진하고 한국 국방 장비에 대한 UAE의 독자적인 운영 능력 확보를 지원하기로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모델 구축으로 15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 이상의 방산 수출 사업에 우리 방산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대통령 전략경제협력특사로 먼저 UAE를 찾았다. 강 실장은 UAE 공군의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도입을 집중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양국 간 방산 협력 강화를 강조한 것도 KF-21 등 무기체계 공동 개발과 현지생산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개발 중인 KF-21이 4.5세대 전투기다. UAE는 스텔스 기능 등이 적용된 5세대 KF-21 (성능개량 모델)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UAE 측은 5세대 KF-21을 UAE 전용 형상화하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무기체계의 현지 시설 확충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UAE는 현재 운용 중인 지상 및 항공 무기체계 대부분이 노후화돼 대규모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UAE의 무기체계 중 전차 390여 대, 전투기 60여 대, 자주포 80여 대 등이 교체 대상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기업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중동 지역까지 현지생산 체제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장관은 2030년까지 군수품의 50%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비전 2030'을 협력키로 했다. 사우디 지역본부(RHQ) 법인 신규 설립 안도 확정했다. RHQ는 구체적·외부적 사업 활동이 아닌 사업전략 수립, 내부 계열사 관리 등 조직 내부 활동을 주로 하는 조직이다. RHQ를 설립한 다국적 기업들이 사우디 내에서 무기 사업을 하기 위해선 별도의 사무소 또는 사업체가 있어야 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사우디는 2022년 방위비로 750억 달러(약 104조8800억 원)를 지출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K방산수출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및 정비를 포함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공급망 강화, 고용 창출,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 호주, 루마니아의 현지화 전략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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