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가동 들어간 中 SMIC…파운드리 성숙공정 시장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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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가동 들어간 中 SMIC…파운드리 성숙공정 시장 잠식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가 내수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면서 성숙공정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성숙공정은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삼성전자에도 중요한 영역이다. 업계에선 SMIC의 물량 공세가 이 시장의 수익성을 흔들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회복세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MIC는 최근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한 1억9180만달러(약 2800억원)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9.7% 늘어난 23억8000만달러(약 3조4800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공장 가동률은 95.8%로 사실상 '풀가동'에 들어갔으며, 5·7㎚(1㎚=10억분의 1m) 팹까지 빠르게 증설하겠다는 계획이다.


SMIC는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정책에 탄력이 붙으면서 화웨이 등 최신 인공지능(AI) 칩과 막대한 로컬 팹리스 수요를 쓸어 담고 있다. 설비투자 역시 엄청난 규모다. 지난해 73억3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를 투입했고, 올해도 이를 상회하는 규모가 유지될 예정이다. 2020년 이후 누적 투자액은 최소 300억달러(약 43조8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MIC의 간격이 뚜렷하게 좁아지고 있다.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11% 수준에서 올해 2분기 7%대로 낮아진 반면, SMIC는 같은 기간 5% 안팎을 유지하며 상대적 위치를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상위 업체가 일정 부분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시장 내 견인은 결국 삼성과 SMIC 간 격차 축소로 나타났다.


SMIC는 중저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CIS) 등 성숙공정 중심의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대만 TSMC는 12인치 성숙공정 장비를 매각하는 등 선단·고마진 주문에 집중하기로 해 삼성 대 SMIC 구도가 형성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SMIC의 빠른 성장에 따른 공급량 급증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가 하락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삼성이 매출을 유지하고 파운드리 공장의 고정비 지출을 희석하기 위해서는 성숙공정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SMIC의 시장 압력이 최근 파운드리 매출 및 점유율 하락에 주된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에서 28㎚ 이상 성숙공정 매출 비중은 2020년대 초반 50~60%에서 올 들어 36%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7㎚ 이하 선단공정이 새로운 성장 파이를 가져가는 구조라 성숙공정의 '절대 매출' 규모는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에 문제가 생겨도 SMIC는 중국의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막대한 국가 보조금으로 낮은 마진을 감수할 수 있다. 미국의 제재가 강화된 뒤 최근 중국 내에서는 자국산 AI 칩 등을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전력·비용 문제 등을 정부 보조금으로 메워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최선단 공정에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한 뒤 공정 성숙화 과정에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성숙공정에서 저가·물량 공세를 펼치는 중국과의 정면으로 승부하는 대신, 초격차 기술력으로 공정 전반에 걸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단공정 고객을 확실히 잡아두면 (선단공정이 성숙공정이 되기까지) 파트너십이 계속 이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선단공정 점유율을 늘리는 한편, 기존 공정들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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