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기소한 김상민 전 부장검사와 김예성씨 사건에서 특검 수사에 위법이 있었음을 지적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특검 수사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변호인 조력권 침해’와 ‘별건수사’는 과거부터 제기된 검찰의 ‘악습’을 특검이 되풀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현복)는 김 전 부장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 사건 선고기일에 김 전 부장검사와 현동엽 변호사와 텔레그램 대화의 증거능력에 대해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엄격히 보장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대화는 지난해 9월 김 전 부장검사가 자신의 혐의에 대한 대응방안을 현 변호사와 정리한 내용이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었고 그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피고인이 대화내역을 압수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증명력이 미약한 대화내역을 굳이 증거로 제출했다”고 질타했다. 헌법 12조 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이를 근거로 피고인이 혐의에 대해 변호인과 상담한 내용은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수사하던 검찰이 김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기관이 변호인과 대화를 수집하려는 시도가 있어 논란이 이어져 왔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변호사·의뢰인 간의 비밀유지권(ACP)’이 시행되면 이같은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조태현 법무법인 에스 변호사는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이 명문화돼 있지 않아 수사기관은 피의자와 변호인의 대화, 문자 등을 압수하고 증거로 제출해 왔다”며 “변호사 비밀유지권이 신설되면 이같은 증거들을 압수하거나 재판에 증거로 제출하는 사례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은 ‘별건수사’ 비판도 받고 있다.
법원은 최근 특검의 ‘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자인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의 뇌물 사건을 비롯해 수사권을 문제 삼아 공소를 3번이나 기각했다. 수도권 한 부장판사는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를 더욱 명확히 하도록 규정을 다듬는다면 수사기관이 디지털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해 수사를 이어 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